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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복책방

창작의 단초가 될 ―/세계사 한 꼭지47

[2월 16일(1923)] 소년왕의 잠을 깨우다: 투탕카멘 매장실 개봉 1923년 2월 16일, 소년왕의 잠을 깨우다: 투탕카멘 매장실 개봉 이집트 왕가의 계곡에 잠들어 있던 소년왕의 부활1923년 2월 16일, 이집트 왕가의 계곡에서 하워드 카터가 조심스럽게 벽을 허물고 들어선 그 순간, 3,3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소년왕 투탕카멘의 매장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대 이집트 문명의 화려함을 온전히 간직한 타임캡슐을 열어젖힌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배경 - 사라진 소년왕을 찾아서20세기 초 유럽은 이집트학 열풍에 휩싸여 있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이후 시작된 이집트 유물에 대한 관심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쟁적 발굴로 이어졌다. 특히 왕가의 계곡은 수많은 파라오들의 무덤이 집중된 곳으로, 이미 주요 왕들의 무덤은 대부분 발굴된 상황이었다.투탕카멘은 기원전 1332.. 2025. 8. 2.
[2월 15일(399 BC)] 철학이 법정에 선 날: 소크라테스 재판의 시작 BC 399년 2월 15일, 철학이 법정에 선 날: 소크라테스 재판의 시작 질문하는 인간의 운명기원전 399년 아테네 법정에서 진행된 한 철학자의 재판은 단순한 사법 처리를 넘어 인류 사상사의 한 기점이 되었다. 70세의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 권력, 개인의 신념과 공동체의 안전이라는 영원한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재판은 질문하는 인간이 기존 질서에 던지는 위협과, 진리 탐구가 때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역사에 새겨놓았다. 배경 - 혼란의 아테네, 절망의 시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상처소크라테스의 사형을 이해하려면 당시 아테네의 절망적 상황을 들여다봐야 한다. 기원전 431년부터 404년까지 27년간 지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아테네를 파멸로 이끌.. 2025. 7. 31.
[2월 14일(1929)] 미국 조직범죄사의 전환점: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 1929년 2월 14일, 미국 조직범죄사의 전환점: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St. Valentine's Day Massacre) 1930년 전후,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1929년 2월 14일, 사랑의 날로 알려진 성 밸런타인데이에 시카고 북부의 한 차고에서 일곱 명의 남성이 무참히 살해되었다. 이 갱단 간의 충돌 사건은 미국 조직범죄사의 분수령이 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로 명명된 이 참혹한 총격전은 금주법 시대 미국의 어두운 면을 극명하게 드러냈으며, 조직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 집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금주법이 만든 범죄의 황금시대1920년 미국에서 시행된 금주법은 알코올의 제조와 판매를 전면 금지했지만, 예상과 달리 거대한 암시장을 창조했다. 특히 시카고는 이.. 2025. 7. 30.
[2월 13일(1945)]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연합군의 군사작전: 드레스덴 폭격 1945년 2월 13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연합군의 군사작전: 드레스덴 폭격 불타버린 엘베강의 피렌체1945년 2월 13일 밤, 드레스덴 상공에 영국 공군의 폭격기들이 나타났다. 이틀 후, ‘엘베강의 피렌체’로 불리던 아름다운 바로크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고, 수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사실상 끝나가던 시점에 벌어진 이 참극은 전쟁의 잔혹성과 전략적 폭격의 윤리적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드레스덴 폭격은 단순한 군사작전을 넘어서 전쟁이 문명과 인간성을 얼마나 쉽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8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사건은 전쟁범죄와 민간인 보호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배경 - 전쟁 막바지, 연합군의 선택1945년 2월,.. 2025. 7. 29.
[2월 12일(1912년)] 중국대륙 마지막 왕조의 끝: 청나라 멸망 새로운 시대의 서막과 혼란1912년 2월 12일, 베이징 자금성 양심전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여섯 살의 어린 황제 푸이가 퇴위 조서에 서명하며, 268년간 중국을 지배했던 청나라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왕조의 교체를 넘어 약 2천 년간 이어져온 중국의 제국 체제 자체의 종료를 의미하는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한 발의 총성으로 시작된 신해혁명이 불과 4개월 만에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린 이 놀라운 변화의 과정을 따라가 보자. 배경 - 제국의 내부 균열과 외부 압박청나라는 1644년 만주족이 세운 이래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시대를 거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부터 내부 부패와 외세 침탈로 급격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1840년 아편전쟁과 1842년 난징조약은 청.. 2025. 7. 27.
[2월 11일(1979)] 제국의 마지막과 신정국가의 탄생: 이란 혁명 1979년 2월 11일,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팔레비 왕조, 스스로 2,500년 페르시아 왕실을 무너뜨리다 팔레비 왕조의 독재로 강행된 서구화 정책1979년 2월 1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군부가 중립을 선언하는 순간, 약 2,500년에 걸친 페르시아 왕정 역사가 막을 내렸다.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군주 ‘모하마드 레자 샤’는 이미 보름 전 나라를 떠났고,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환호하며 맞이한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새로운 권력의 중심에 섰다. 이는 서구식 근대화와 이슬람 전통의 충돌, 독재에 맞선 민중의 저항, 그리고 종교 지도자가 이끄는 최초의 현대적 혁명이 만들어낸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배경 - 근대화와 전통 사이의 갈등팔레비 왕조는 20세기 중반 이란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려 했다. 특.. 2025. 7. 26.
[2월 10일(1258)] 이슬람 황금기의 종말: 바그다드 함락 1258년 2월 10일, 몽골의 팽창과 이슬람 세계의 분열로 멸망을 맞이한 아바스 왕조 이슬람 황금기의 중심, 폐허가 되다1258년 2월 10일, 몽골군이 바그다드 성벽을 돌파하며 이슬람 문명의 심장부에 칼을 꽂았다. 100만 명이 거주하던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가 불타올랐고, 500년간 이어진 아바스 칼리프조가 막을 내렸다. 이는 단순한 도시의 함락이 아니라, 한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역사적 분수령이었다. 배경 - 두 세계의 충돌8세기 중엽 건국된 아바스 칼리프조는 바그다드를 수도로 삼아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거대한 이슬람 제국이었다. ‘지혜의 집’으로 대표되는 학문 기관들이 자리 잡았고, 의학, 철학, 수학, 천문학 분야에서 찬란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13세기 무렵 내부 .. 2025. 7. 25.
[2월 9일(1950)] 냉전 시대의 망령: 매카시즘의 시작 1950년 2월 9일, 실체 없는 공포가 미국 사회를 휩쓸다 한 상원의원의 발언에서 시작된 사회적 광기1950년 2월 9일, 웨스트버지니아주 휠링의 맥클루어 호텔. 위스콘신주 초선 상원의원 조지프 매카시가 공화당 여성단체 앞에서 한 장의 종이를 흔들며 충격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내 손에는 국무장관이 공산당원임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국무부에서 일하며 정책을 좌우하고 있는 205명의 명단이 있다.” 이 순간이 미국 사회를 광기와 공포로 몰아넣은 매카시즘의 시작이었다. 배경 - 냉전의 그림자와 커져가는 불안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초강대국의 이념 대립 속으로 빠져들었다. 1947년 트루먼 독트린과 마셜 플랜을 통해 공산주의 확산 저지를 공식 정책으로 삼은 미국에게 1949년은.. 2025. 7. 24.
[2월 8일(1904)] 동아시아 패권을 뒤바꾼 전쟁: 러일전쟁 발발 1904년 2월 8일,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 동아시아에 터져 나온 포성 제국주의 시대, 격동의 동아시아1904년 2월 8일 밤, 중국 뤼순항의 고요함을 깨뜨린 일본 해군의 포탄 소리로 시작된 러일전쟁은 아시아 국가가 서구 강국을 꺾은 최초의 근대전이자, 20세기 동아시아 질서를 완전히 재편한 역사적 분기점이었다.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이어지는 이 전쟁을, 당시 격동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살펴본다. 제국들의 야욕이 충돌하는 체스판19세기 말 동아시아는 거대한 체스판과 같았다. 청일전쟁(1894~1895)에서 승리한 일본이 요동반도와 타이완을 얻으려 하자, 러시아·독일·프랑스가 나섰다. 이른바 ‘삼국간섭’으로 일본의 기세를 꺾으면서, 러시아는 자신의 카드를 내밀었다.러시아의 목표는 명확했.. 2025. 7. 23.
[2월 7일(1964)] 미국 대중문화를 바꾼 영국 밴드: 비틀즈 첫 미국 상륙 1964년 2월 7일, 음악계 올타임 레전드 비틀즈가 세계 대중음악을 바꾸다 음악 역사의 분수령비틀즈가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미국에 상륙한 1964년 2월 7일은 전 세계 대중음악 역사를 두 개의 시대로 나누는 분수령이 되었다. 비틀즈의 첫 미국 상륙과 함께 시작된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은 미국 중심의 팝 음악 시장에 혁명을 일으키며, 음악이 국경을 초월한 범문화적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 사건이다. 무엇보다 대중문화의 확성기 같은 미국을 통해 세계 더 많은 나라에 비틀즈가 알려지며 더욱 전 지구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배경 - 변화를 갈망하던 시대● 미국의 음악적 공백1960년대 초 미국 대중음악계는 전환점을 맞고 있었다. 1950년대를 풍미했.. 2025. 7. 22.
[2월 6일(1952)] 70년 재위 여정의 시작: 엘리자베스 2세 즉위 1952년 2월 6일, 아프리카 케냐의 나무 위에서 시작된 여왕의 70년의 여정 케냐의 나무 위에서 즉위한 여왕1952년 2월 6일, 아프리카 케냐의 한 나무 위 호텔에서 25세의 젊은 공주가 여왕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공주는 케냐 공식 방문 중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즉위 소식을 받았고, 그 순간 공주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되었다. 이는 단순히 영국의 왕위 계승과 영국 성공회의 새 수장 임명을 넘어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세계사를 관통할 상징적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본래 왕위와 거리가 멀었던 한 여성이 영국 역사상 최장 재위 군주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이날 시작되었다. 예기치 못한 계승자의 탄생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는 영국 왕실사에서 몇 차례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겹쳐 만들어.. 2025. 7. 21.
[2월 5일(146 BC)] 완전히 말살된 고대 문명: 제3차 포에니전쟁과 카르타고 멸망 기원전 146년 2월 5일, 제3차 포에니 전쟁의 끝, 800년 지중해 패권국 카르타고가 완전히 파괴되다 지중해 패권의 종막BC 146년 2월 5일, 고대 지중해 세계의 균형이 영원히 무너졌다. 이날은 페니키아계 해상 제국 카르타고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날이며, 동시에 로마가 지중해의 절대 패권국으로 부상한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약 800년간 지중해 무역을 장악하며 번영했던 카르타고 문명은 단 하루 만에 완전히 소멸되었고, 이는 한 문명이 다른 문명에 의해 완전히 말살된 고대사의 극단적 사례로 남았다. 배경 - 숙명적 대결, 두 제국의 충돌카르타고와 로마의 대립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었다. 기원전 9세기 무렵 북아프리카에 세워진 카르타고는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하며 서방 세계의 경제적 .. 2025. 7. 18.